자격증/변리사

[변리사 준비과정]7월 말 기록

egovici 2025. 7. 22. 21:56

음.. 솔직히 또 지쳐버린 듯.

 

오늘 여기에 대해서 조금 생각을 해봤다. 저번 첫 슬럼프 시기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 고민해봤는데, 놀랍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1달’이라는 점. 역시 아마추어 같은 면모를 또 보여버리네.ㅎㅎ

 

그동안 돌아보면 초중고, 대학교까지 모든 시험공부는 항상 1달 전부터 타이트하게 들어가서 완벽하게 끝내는 식으로 해왔다.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걸 다 쏟아붓는 방식. 그 습관을 못 버려서인지, 아니면 내가 그냥 의지가 부족한 건지... 어쨌든 또다시 1달을 넘기니까 지쳐버렸다.ㅎㅎ

 

그래도 페이스 조절은 하려고 나름 노력은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기존보다 3시간 정도 일찍 집에 와서 쉬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지난주는 특히 너무 달렸다. 첫 회독의 고지가 보이니까 무리하게 달렸고, 판례 암기라는 새로운 과제까지 생기면서 잠도 줄고, 생활 패턴도 다시 망가져버렸다.

 

공부 시간에 대해서도 조금 얘기하자면, 학원에서는 순공 시간 재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한테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아침 7시 30분쯤 독서실 도착하면 핸드폰은 사물함에 넣어두고 책만 꺼내서 공부 시작하고, 밥도 10분 만에 먹고, 산책 한번 나갔다 오는 거랑 중간에 20분씩 두 번 자는 거 말고는 사실 거의 앉아 있다. 그 시간 빼면 2~3시간 빠지는 거고, 보통 늦어도 8시부터 밤 1시까지 공부하니까 핸드폰도 없고 딴짓할 거리도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앉아 있는 시간만 기준으로 하면 최소 12시간은 넘는다. 근데 학원에서 월마다 공부 시간으로 순위 매기고 하는 게 나한테는 오히려 마이너스 같다. 튀고 싶지도 않고, 내 공부 밀도가 높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서 그냥 대충 8~10시간 정도로만 체크하고 있다.

 

근데 항상 드는 생각이, 나는 밀도가 부족하다는 거다. 남들이 8시간 공부한다고 할 때 나는 12시간 해도 그만큼의 효율이 안 나오는 것 같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시간 재서 해보면 저녁 6시쯤에는 8시간을 넘는데 그때부터는 이미 많이 힘들어지는 시간대라서 ‘오늘은 이 정도면 많이 했다’는 식으로 마음가짐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나한테는 시간 재는 게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대안을 생각해봤는데, 앞으로는 그냥 독서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에서 [쉬는 시간, 산책 시간]을 빼고, 거기에 몰입도를 반영해서 60~80% 정도만 공부시간으로 잡아볼까 생각 중이다. 퍼센트는 내가 나가기 전에 오늘 공부한 내용을 떠올려 보고 어느 정도 기억나는지를 기준으로 삭감해서 기록하려고 한다.

 

이번 주 월, 화는 정말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다. 월요일에는 그래도 9시 퇴근 맞추려고 억지로라도 경각심을 얻기 위해 23년 산재법 시험문제를 풀고, 이번 2차 시험 문제 어떻게 나왔는지도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도 봤는데… 오늘은 거의 저번주에 졌던 잠 빚을 그대로 쏟아내버렸다.

 

공부하면서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진다. 생물 인강은 이제 시작했는데, 고등학교 때 생2를 했고 생물을 너무 좋아했던 나이지만 새로운 내용이 너무 많아서 어렵고, 민법은 문제를 풀긴 푸는데 감으로 푸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걱정이고, 특허랑 상표, 디자인은 회독을 하면 할수록 아는 게 늘어나기보다는 앞을 하면 뒤를 까먹고, 한지 얼마 안 된 것도 다시 보면 새롭고… 그래서 또 보려고 하니까 고통스럽다.

 

요즘 공부하면서 느끼는 게, 내가 진짜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다. 동기부여는 충분한데 내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나름대로 암기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나름 열심히 몰입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딴짓 못 하게 환경도 철저히 통제했는데, 머리에 남는 건 없고 그냥 책상에만 앉아 있는 느낌이다. 이미 내가 쓸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을 쓰고 있음에도 진전이 보이지 않다랄까. 더이상 잠을 줄일수도 더이상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럼에도 항상 시간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특허 수업 들을 때 나는 점심시간에도 복습만 했다. 항상 점심시간에 나는 항상 강의실에 남아있었다. 남들보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밥 먹으면 수업시간에 졸까봐서 안 먹었다. 그때 변리사님께서 수업 중에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정확히 나한테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앉아있는 시간보다 몰입이 중요하다"는 얘기였는데, 그땐 진짜 공감했다. 그리고 지금도 공감하고 있다.

 

지금의 나는 그냥 앉아 있기만 하고, 기억에 남지 않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현재 회독 현황은 아래와 같다.

 

민법은 거의 4회독 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왜 이렇게 휘발성이 강한 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남은 문제집 홀수번 회독을 마치고 다시 기본서 회독을 시작했다. 자신 있던 과목에서 자신 없어지는 건 한순간이네.

 

특허는 이제 2회독 했는데, 입으로 읽어가면서 회독을 하다 보니 판례나 법리 관련 선지는 익숙한데 조문은 여전히 취약하다. 어제부터 3회독째 들어갔는데, 선출원, 확선 문제를 못 푼 게 1차 충격이었고, 재심청구 기간이 3년이라는 걸 까먹고 있었던 게 2차 충격, 조문을 다시 볼 때마다 새롭다는 게 3차 충격이다.

 

상표는 이제 1회독 했고, 슬럼프 직격으로 맞은 과목 치고는 인강 내용이 생각보다 잘 떠올랐다. 근데 조문이 심각하다. 봐도 봐도 새롭다. 각 호마다 요건도 다르고 적용도 다 다르다 보니, 이걸 어떻게 정리하고 외워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

 

디자인보호법은 이제 이익제도 파트에 진입했다. 이익제도랑 출원, 디자인권자 보호 파트만 넘기면 마드리드 부분 빼고는 특허랑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그나마 좀 수월해질 것 같다. 근데 디자인도 조문을 보면 또 새롭다. 특허처럼 끝나자마자 복습도 바로 하고 OX도 풀고 했는데도 회독 진도가 너무 더딘 느낌이다. 그리고 오히려 복습이 상표보다 어려운 것 같은 느낌이랄까.

 

물리/화학은 종합반 들어오기 전부터 따로 시작했었는데, 가짜 공대 출신이기도 하고 물포자였어서 여전히 부족하다. 2~3회독은 했는데도 여전히 어렵고, 생물/지구과학 인강 들어야 해서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할 것 같다. 쉽지 않다.

 

생물은 하루에 5강씩 듣고 있는데, 암기가 너무 많다.용어 자체가 너무 낯설다.

 

어제, 오늘까지만 좀 쉬고, 제발 내일부터는 공부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 오늘 하기 싫지만 그래도 억지로 끌고 갔기에 공부 시간은 어떻게든 채웠지만, 실속은 전혀 없었다. 솔직히 이런 거 쓰는 시간에 공부하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 나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다.

 

근데 진짜 걱정이 많다. 기출문제는 아는 선지(법조문 임에도)였음에도 틀린다. 25년도 70점, 24년도 92.5점, 23년도 90점으로 산재법 기출 풀어봤고(물론 다 봤던 선지였을거니까 오히려 다 맞는게 정상인데;;), 저번주에 있던 2차 시험 문제도 훑어봤는데 결론 정도는 내겠고, 중간에 써야 할 논점이나 판례들도 몇 개는 떠올라서 기분 좋았는데, 동시에 기본적인 조문 암기조차 안 되어 있고, 책을 보면 여전히 새롭고… 그런 나 자신을 보면 자괴감이 드는 하루다.

 

내가 내 자신을 믿어도 될까말까인데 점점 할수 있을까라는 불신이 생기는 느낌이랄까.ㅎㅎ

 

지금부터라도 법조문을 암기해야하는데 벌써 막막하네.. 외우지 않을 수는 없는데.. 이게 나 조차도 느껴지는 것이 모래성 위에 집을 짓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뭔가 공부가 잘 안되어가고 있다는 직감이 든 순간부터 문제인데. 흠.. 이번 위기는 어떻게 해쳐나갈 수 있으려나.